"혼자의 한계를 넘어서"
                    
                    
                    
                    
                        나는 늘 사람들의 흐름을 읽는 데 능했다. 세상은 언제나 변했고, 소비자들의 마음도 시시각각 달라졌다.
                    
                    
                    상품을 소싱하고 가격을 맞추며 트렌드를 재빨리 읽어내는 일은 내게 숨 쉬듯 자연스러웠다. 매출은 억 단위로 오르내렸고, 사람들은 나를 ‘천재적인 셀러’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내 안에는 늘 갈증이 있었다. 아이디어와 전략은 무궁무진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내 머릿속 구상은 산더미처럼 쌓였고, 두 손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상품을 등록하는 시간을 줄일 수 없을까요? 내가 찾고 싶은 상품을 딱 올려두면, 자동으로 쇼핑몰에 올라가는 식으로요."
                    
                    
                    처음 요청은 소박했다. 2주면 된다는 말에 가볍게 시작했지만, 현장은 늘 계획을 바꾼다. 일정은 길어졌지만, 서로 배우는 속도는 붙었다.
                    
                    
                    
                    자동화 솔루션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드니, 더 중요한 전략과 소싱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렸고, 효율은 극대화되었다.
                    
                    더 흥미로운 건, 이 도구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의도치 않게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기도 했고, 나만의 방식으로 응용하기도 했다.
                 
                
                    "지역에서 설 자리를 찾아서"
                    
                    
                    
                    
                        김포에 정착한 지도 벌써 3년. 나는 그저 교통 체증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꾸며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년차 개발자라는 이력은 서울 강남에서는 힘을 발휘했지만, 지역에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일거리를 찾기 위해 여전히 온라인 플랫폼을 전전하거나, 서울을 오가며, 때로는 미국까지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던 정대표와의 뜻밖의 만남이 찾아왔다. 오픈마켓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리던 사업가였지만, 반복되는 상품 등록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상품을 자동으로 등록하는 솔루션 하나. 길어야 한 달이면 끝날 것 같은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예상치 못한 기술적·환경적 제약이 발목을 잡았고, 일정은 늘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겹지 않았다. 새로운 도메인 지식을 배우며, 현장의 문제를 함께 고민했고, 정대표는 결과물을 성심껏 받아주었다.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로 이어지고, 매출이 뛰어오르던 장면. 정대표의 얼굴에 번지던 환한 미소는, 그동안 지역에서 잊고 있던 개발자로서의 자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